냉동실 얼음은 왜 오래 두면 점점 작아질까?


냉동실에서 오래 보관한 얼음을 꺼냈는데,

예전보다 눈에 띄게 작아진 적이 있나요?

분명 녹은 적도 없고, 냉동실 문도 자주 열지 않았는데 얼음은 조금씩 줄어들어 있습니다.

표면에 물방울이 맺힌 여러 개의 얼음 조각
승화 현상으로 얼음이 천천히 작아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얼음틀에 그대로 둔 얼음도 시간이 지나면 모서리가 둥글어지고 

크기가 작아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누군가 얼음을 사용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냉동실 안에서도 얼음은 아주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얼음은 냉동실에서도 줄어든다


우리는 얼음이 작아지려면 먼저 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얼음은 일정한 조건에서는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수증기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승화(Sublimation)라고 합니다.


겨울철 영하의 날씨에서도 빨래가 조금씩 마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냉동실 안에서도 얼음 표면은 아주 천천히 공기 중으로 이동하고,

그 변화가 쌓이면 얼음의 크기도 조금씩 줄어들게 됩니다.


냉동실 공기는 생각보다 건조하다

냉동실에서 얼음틀을 꺼내는 손과 오래 보관한 얼음
오래 보관한 얼음은 조금씩 크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냉동실은 차갑기만 한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건조한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문을 열 때마다 들어온 공기 속 수분은 냉각기에 붙거나 성에가 되면서 제거되고,

남은 공기는 계속 건조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얼음 표면의 수분도 조금씩 빠져나가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얼음은 녹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작아질 수 있습니다.


얼음도 냉동실 냄새를 머금는다


오래 보관한 얼음으로 음료를 마셨는데

김치나 마늘 냄새가 느껴졌던 경험은 없나요?

밀폐 보관은 얼음의 변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밀폐 용기와 식재료가 정리된 냉동실 내부


얼음은 냉동실 안의 냄새를 조금씩 흡수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밀폐하지 않고 보관할수록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얼음은 크기뿐 아니라 맛이나 향도 처음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음료 맛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얼음도 주기적으로 새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관 방법이 얼음 수명을 바꾼다


모든 얼음이 같은 속도로 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밀폐하지 않고 얼음틀 그대로 보관하면 공기와 계속 접촉하게 됩니다.

반대로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보관하면 공기와 닿는 양이 줄어들어 

승화가 진행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또한 냉동실 문을 자주 열고 닫는 환경이라면 내부 온도와 

공기 흐름이 자주 바뀌면서 얼음이 더 빨리 변할 수도 있습니다.

작은 보관 습관 하나가 얼음의 상태를 꽤 오래 유지해 줄 수 있습니다.


고기도 같은 변화를 겪는다


냉동실에 오래 넣어둔 고기를 보면

겉면이 하얗게 변하거나 퍽퍽해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냉동 화상(Freezer Burn)이라고 합니다.


얼음이 작아지는 현상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식품 속 수분이 조금씩 빠져나간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냉동 화상이 생긴 진공 포장 냉동 고기
오래 냉동한 식품은 냉동 화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냉동실은 모든 것을 그대로 멈춰두는 공간이 아니라,

아주 느린 변화가 계속 일어나는 공간인 셈입니다.


멈춘 것 같아도 계속 변한다


얼음이 작아졌다고 해서 상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오래 보관한 얼음은 냉동실 냄새를 흡수했거나 맛이 변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음료를 더 깔끔하게 즐기고 싶다면 오래된 얼음보다는 새로 만든 얼음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냉동실 안은 모든 것이 그대로 멈춰 있는 공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얼음도, 냉동 식품도 아주 천천히 변화를 이어갑니다.


다음에 몇 달 전 만들어 둔 얼음을 꺼냈는데 예전보다 작아 보인다면,

누군가 몰래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남긴 흔적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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