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는 빵빵한 와이파이, 화장실 문만 닫으면 왜 한 칸이 사라질까?

 

집에서 와이파이를 쓰다 보면 이상하게 화장실에서만 신호가 약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같은 집 안에서도 와이파이 신호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같은 집 안에서도 와이파이 신호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거실에서는 영상이 끊김 없이 나오고 방에서도 잘 터집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가 문까지 닫으면 와이파이가 한 칸 줄거나, 

잘 나오던 영상의 화질이 갑자기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공유기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집 구조를 생각해 보면 이상합니다.

화장실이 다른 방보다 공유기에 더 가까운 집도 있으니까요.

알아보니 화장실은 집 안에서도 

와이파이가 불리해지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다만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습기가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타일 한 장 차이가 뭐라고?


우리가 화장실에서 보는 벽은 대부분 타일입니다.

하지만 와이파이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타일 표면만이 아닙니다.

그 뒤에는 벽체가 있고 건물 구조에 따라 방수층이나 배관, 금속 구조물 등이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Wi-Fi 전파는 이런 장애물을 통과하면서 약해질 수 있습니다.


타일 벽 내부의 콘크리트와 수도 배관 구조
화장실은 벽체와 배관 등 와이파이 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물이 주변에 많습니다.


Cisco의 무선 RF 가이드에서도 건축자재에 따라 전파 감쇠 정도가 크게 달라지며, 특히 콘크리트나 벽돌 같은 밀도 높은 구조물은 무선 신호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실제 감쇠 정도는 재료의 두께와 수분, 금속 함유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Cisco Wireless RF Reference Guide


그래서

“화장실 타일 때문에 와이파이가 안 터진다”

라고 말하기보다는,

“화장실 주변의 벽체와 여러 구조물이 신호를 약하게 만들 수 있다”

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화장실이 유독 불리하게 느껴지는 이유


일반적인 침실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벽과 방문, 가구 정도가 공유기와 휴대폰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반면 화장실은 벽체뿐 아니라 각종 배관이나 금속 설비 등이 주변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화장실에서 와이파이가 약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집마다 공유기 위치도 다르고 벽체의 두께와 재질, 배관의 위치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화장실이라는 이름 때문에 전파가 약해지는 게 아니라 화장실을 구성하는 건축 구조가 일반적인 방보다 불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유기와 몇 걸음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도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신호 차이가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까지 닫았습니다


화장실 문을 닫은 뒤 약해진 와이파이 신호를 확인하는 모습
문을 닫으면 전파가 이동하는 환경이 달라져 신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화장실 문까지 닫으면 조건이 한 번 더 달라집니다.

와이파이 신호는 공유기에서 휴대폰까지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구조물에 반사되거나 여러 경로를 통해 도착합니다.


문이 열려 있을 때는 출입구 쪽으로 들어오던 신호가 있을 수 있지만, 

문을 닫으면 전파가 이동하는 환경 자체가 달라집니다.

이미 벽과 각종 구조물 때문에 신호가 약해진 장소라면 이런 변화가 더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 문을 열어놓으면 괜찮은데 닫으면 한 칸이 줄어드는 현상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휴대폰의 와이파이 칸은 정확한 속도계가 아닙니다.

한 칸 줄었다고 인터넷 속도가 정확히 일정 비율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빠른 5GHz가 화장실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2.4GHz와 5GHz입니다.

일반적으로 5GHz는 가까운 거리에서 빠른 통신에 유리하지만 

2.4GHz보다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2.4GHz는 속도와 혼잡도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벽이 있는 환경에서는 더 멀리 도달하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Intel도 2.4GHz와 5GHz의 주요 차이 중 하나로 범위와 벽 투과 특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Intel의 2.4GHz와 5GHz Wi-Fi 비교

그래서 거실에서는 5GHz가 아주 빠른데,


화장실 문을 닫는 순간 신호가 크게 약해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때 2.4GHz로 연결해 보면 오히려 연결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집도 있습니다.




진짜 문 때문인지 1분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화장실 안의 한 장소를 정해 휴대폰을 놓고 문을 연 상태에서 속도를 측정합니다.

이번에는 같은 위치에서 문만 닫고 다시 측정합니다.

가능하다면 2.4GHz와 5GHz도 각각 비교해 봅니다.


한 번 측정한 숫자만 비교하지 말고 2~3회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넷 속도는 순간적인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서도 변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아무런 차이가 없다면 그것도 정상입니다.


집마다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화장실이라고 무조건 와이파이가 약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범인은 '화장실의 습기'가 아니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와이파이가 약해지면 습기가 많은 공간이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정 환경에서 


공기 중 습도를 화장실 Wi-Fi 저하의 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우선 살펴봐야 할 것은 공유기와 휴대폰 사이의 

벽체와 장애물, 금속 구조물, 공유기 위치, 사용하는 주파수입니다.


집 안의 트인 공간에 설치된 와이파이 공유기
공유기는 가구나 벽에 가려진 곳보다 주변이 트인 위치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화장실은 와이파이를 차단하는 특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와이파이가 통과하기 까다로운 구조가 만들어지기 쉬운 공간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다음에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와이파이가 한 칸 줄어든다면 

공유기부터 고장 났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을 한번 열어보고 다시 확인해 보세요.

불과 몇 걸음밖에 이동하지 않았지만, 

와이파이 입장에서는 꽤 많은 장애물을 지나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관련 질문들


Q1. 와이파이 공유기를 화장실 안에 설치해도 괜찮을까요?

권장하지 않습니다. 습기가 많은 환경은 전자기기에 좋지 않고, 
집 전체로 신호를 보내기에도 화장실 내부는 좋은 위치가 아닙니다.


Q2. 와이파이 증폭기를 설치하면 화장실에서도 잘 터질까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호가 이미 매우 약한 화장실 안보다는 
화장실 밖에서 공유기 신호가 충분히 잡히는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Q3. 와이파이는 약한데 LTE·5G는 화장실에서 잘 터질 수도 있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Wi-Fi와 이동통신은 사용하는 주파수와 기지국·공유기 위치, 신호가 들어오는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화장실에서도 수신 상태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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