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도 통일 못 한 것… 주유구 위치가 제각각인 이유


주유소에서 주유구가 반대편인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운전자가 난감해하는 모습.
주유소에서 주유구가 반대편인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운전자가 난감해하는 모습. 


 "아..."

주유소에 들어가 주유기 앞에 딱 멈췄는데, 그 순간 깨닫습니다.


"주유구가 반대편이네"

(저도 친구차를 잠시 빌려타다 이런 적이 있었어요 ㅎㅎ)


괜히 창문을 내렸다가 다시 올리고, 슬쩍 앞으로 갔다가, 

결국 한 바퀴 더 돌아옵니다. 

뒤에 기다리는 차라도 있으면 더 민망하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상합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내비게이션도 만들고, 반자율주행도 만들고, 

버튼 하나까지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왜 주유구 위치만큼은 통일하지 않았을까요?

그냥 다 오른쪽이면 안 되는 걸까요?

놀랍게도, 그 질문은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들도 수도 없이 받았다고 합니다.

뭔가 해결할 수 없었던 일이 있던 걸까요?




자동차를 뜯어 보면 답이 보입니다


주유구는 겉으로 보면 손바닥만 한 뚜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뚜껑을 열면 안쪽에는 생각보다 긴 길이 숨어 있습니다.

연료가 지나가는 관은 차체 안을 따라 연료탱크까지 이어지고, 

그 주변에는 배기관도 지나가고 서스펜션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 속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찬 엘리베이터 같은 상태입니다.

거기에 "주유구 길 하나만 지나갈게요."라고 끼워 넣는 셈이죠.

그래서 어떤 차는 왼쪽이 가장 효율적이고, 어떤 차는 오른쪽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겉에서는 작은 차이처럼 보여도, 안에서는 꽤 큰 차이인 것입니다.




그럼 브랜드마다 규칙은 있을까?


한동안은 저도 이런 믿음이 있었습니다.

"독일 차는 왼쪽."

"일본 차는 오른쪽."

그런데 실제로 살펴보면 금방 깨집니다.

같은 브랜드에서도 세단은 왼쪽인데 SUV는 오른쪽인 경우가 있고, 플랫폼이 바뀌면서 위치가 바뀌는 모델도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보다 중요한 건 차를 어떻게 설계했느냐입니다.

마치 아파트 구조가 달라지면 화장실 위치도 달라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자동차와 주유기 위치가 맞지 않아 잠시 멈춰 선 현실적인 장면.
자동차와 주유기 위치가 맞지 않아 잠시 멈춰 선 현실적인 장면.


그런데 더 신기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세상 모든 자동차의 주유구가 오른쪽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처음엔 편할 것 같지만, 주유소에서는 오히려 불편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은 가까운 주유기부터 들어가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모든 차가 같은 방향만 사용한다면 특정 주유기 앞에 줄이 더 길어질 수도 있겠죠.

그래서인지 해외 일부 주유소는 아예 호스를 길게 만들어 

어느 방향이든 주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자동차보다 주유소가 먼저 적응한 셈입니다.



계기판에 숨겨진 '치트키'


렌터카를 빌렸는데 주유구가 어디 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면 굳이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계기판 연료 표시를 한번 보세요.

기름통 그림 옆에는 아주 작은 삼각형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이면 왼쪽.

▶이면 오른쪽.

너무 작아서 한 번도 못 본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한 번 알고 나면 평생 잊기 어려운 기능이죠.

이런 걸 알게 되는 순간, 괜히 친구 차를 탔을 때도 계기판부터 한 번 보게 됩니다.




별거 아닌데, 별게 됩니다


주유구는 자동차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차를 살 때도 색깔은 고민하고, 휠 디자인은 비교하면서 정작 주유구 위치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유소에서 한 번이라도 허둥대 본 사람이라면 

그 작은 뚜껑이 꽤 존재감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물건들은 다 이런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한 번 궁금해지는 순간부터는 계속 눈에 들어오는 것.

오늘 집에 가는 길, 신호 대기 중 옆 차를 한번 보세요.

이제는 주유구 위치부터 눈에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작은 잡학 하나


오늘 지나가는 자동차 10대를 보면, 

주유구가 왼쪽인 차와 오른쪽인 차가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섞여 있습니다.

아마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장면인데, 

한 번 알고 나면 이상할 정도로 계속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게 잡학의 가장 재미있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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